쓸모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저녁

  • coens
  • 07-1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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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벤 브링크만의 「쓸모를 증명하지 않는 삶에 관하여」를 함께 읽었습니다. 모든 것을 성과와 쓸모로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한 발 물러서 보자는 책이라, 완독을 재촉하지 않는 이 자리와 잘 맞았어요. 끊임없이 나를 계발하고 최적화하라는 요구 앞에서 '단단히 서서' 거리를 두라는 대목에선, 각자 요즘 무엇에 떠밀리고 있는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. 곁들인 와인은 화려하지 않은 담백한 화이트였는데, 오히려 그게 쓸모를 덜 따지는 저녁의 온도와 어울렸어요. 여섯 명 남짓 둘러앉아 결론을 내리기보다, 각자의 물음을 안고 돌아가는 밤이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