혼자 갔는데 어색할 틈이 없었어요
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집 「대성당」을 읽었습니다. 짧은 이야기인데 이상하게 할 말이 많아지는 책이더라고요.
표제작에서, 눈먼 손님의 손을 잡고 함께 성당을 그려 보는 마지막 장면을 각자 어떻게 읽었는지 나눴습니다. 무언가를 '본다'는 게 꼭 눈으로만 하는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번졌어요.
흙내가 옅게 도는 피노 누아가 가을 저녁과 잘 맞아서, 잔을 천천히 비우는 동안 대화가 길어졌습니다.
혼자 갔지만 어색할 틈이 없었던 건, 여섯 명 남짓 서로의 얼굴이 보이는 규모 덕이었던 것 같아요